조명선 목사 [아름다운우리교회]
몇 십 년 만에 10월의 강추위가 찾아온 18일, 우리는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을 복음 들고 달리기 위해 다시 모였다. 8월에 멈추었던 마지막 기도자리 그곳 삼척으로 향해 세 사람(김진향 김영미 조명선)은 길을 떠났다.
목적을 두고 길을 떠나는 시간은 모든 걸 내려놓아야 갈 수 있다. 하던 일도 멈춰야 하고, 해야 할 일도 뒤로 미루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단호히 떠나야 그 길을 갈수 있다. 복음전도자의 길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할 일도 있고, 가는 여정이 힘이 드는데도 복음전도자에게는 복음이 우선이기에 그 길을 먼저 가는 것이다.
이번 2차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을 따라가며 행하는 피켓전도여정도 이 말씀으로 모든 것을 가볍게 뒤로하고 달려간다. 양지IC에서 9시30분에 세 사람이 만나 1차 여정의 고성-간성-속초-양양-강릉-동해-마지막지점이었던 삼척을 향해 출발하여 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양산-부산까지 7번국도 시작점(아시안하이웨이 6번길 시작점) 부산에 도착하니 밤 11시 20분이었다.
세 사람은 긴 시간 달려온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 시작점에서 함께 손잡고 기도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아침 9시 30분부터 밤 11시 20분까지 달려오는 동안 추운 찬바람에 움추리기도 하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과 울긋불긋 아기자기한 단풍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산을 바라보며 하나님 지으신 세계도 감탄하며, 찬송도 부르고, 기도와 말씀선포도 하며 쭈욱 뻗은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을 달려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힘이 드니 생각이 시들어간다. 다시 힘내기 위해 저녁을 먹고 경주를 지나오는 길에 그동안 가던 길에서 잠깐 옆길로 한 눈을 팔았다.
첨성대 야경을 보고가자는 유혹이었다. 빵을 먹으며 잠깐 야간 산책을 했는데 이제까지 달려온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을 놓치고 말았다. 갑자기 깜깜한 거리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참을 헤매고 이리저리 몇 번을 돌고 돌다가 겨우 길을 찾아 들어서면서 회개했다. 가던 길에서 멈춘 것이, 그리고 다른 목적지로 잠깐 이탈 한 것이 잘못이다.
복음전도자는 복음의 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잘못이다. 목회현장에서도 이런 잘못을 범할 때가 있다. 그러지 말자. 멈추지 말자. 바로가자. 한눈팔지 말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난 후라 도착시간이 늦어지고 몸은 힘들다고 아우성을 친다. 마음조차도 짜증이 올라오며 두 마음이 서로 싸운다. 힘이 들었다.
눈물이 찔끔찔끔 나오는 고통이 있었지만 무사히 늦은 시간이나마 도착의 기쁨이 주어졌다. 마냥 감사했다.
그러나 숙소문제가 해결이 안 되어 피곤한 몸 어디에 누일 꼬, 더 이상 갈 힘은 없고 그때 바로 옆에 숙소가 눈에 보였다. 불빛이 환하게 밝아 보이고 다른 곳 찾을 에너지가 없어 무조건 들어갔다. 생각보다 너무 허술하다. 몇 해 전에 중국 란주에 선교갔을 때 20원짜리 숙소가 생각이 나는 방이었다. 겉은 그럴 싸 했는데 속이 달랐다. 복음전도자의 길은 겉도 복음으로, 속도 복음으로 꽉 차야 되겠구나 생각했다.
밤새 뒤척이다 아침을 맞아 부산거리를 둘러보고 영도대교 사거리에서 피켓전도를 시작했다. 부산거리는 너무 부산스럽다. 복잡하고, 사람도 차도 많고, 빌딩도 높고 많고, 강원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어떤 할아버지는 “돈 벌려고 이러고 서 있는 겨?” “아니요. 예수님 믿으시라고 전도합니다” “예수가 내 손자인데” 하시며 말을 걸어왔다. 어떤 분은 몸이 수척해보이시는데 한참을 옆에 서 계시면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하신다. 건강이 안 좋으신가보다. 어디서 왔나 물으시기에 “서울에서 왔어요” 했더니 깜짝 놀랐다. “아이! 여기까지 왔어요?” “복음 들고 어디든 갑니다.” 라고 스스로 속삭였다. 어떤 젊은 연인이 손잡고 서서는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며 마치 서로 비웃듯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쑥덕인다. 순간 열이 확 올랐다. “이것들이...” 마음이 화가 난 것이다. 그러나 금방 예수님 십자가 매달려 계실 때 쳐다보며 수군거리며 비웃는 무리들이 생각이 났다. 코끝이 찡해온다.
부산사람들의 복음에 대한 반응은 무관심, 차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주한 거리, 많은 사람들의 오고감 때문일까? 그러나 어느 누군가의 가슴에는 복음의 메시지가 심기워졌을 것이다.
예수의 생명의 씨가 들어갔을 거라는 소망을 가지고 감사함으로 피켓전도를 마쳤다.
복음전도자인 나는 복음을 전할 때가 가장 기쁘고, 복음의 전달자로 쓰임 받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1박2일 동안 10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왔다. 몸은 피곤하다. 그러나 마음은 한없이 기쁘다. 복음메시지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그 자리는 나에게 회개의 자리였다. 첫사랑이 회복되는 시간이요, 결단의 자리였다.
통일이 되어 북한이 열리면 부산에서 출발하여 아시안하이웨이 6번길을 따라 북한,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라루스(종점:총연장 10,533km)까지 그리고 이스라엘까지 달려볼 꿈을 크게 꾸며 지금 열려 있는 길을 기도하며 달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