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빈민 도시로 알려진 곳, 일명 쓰레기 마을로 알려진 필리핀 톤도에 선교의 꽃이 피었다는데 여전할까? 기대감을 가지고 7월 초 진상만 목사 부부, 한은기 목사 부부와 함께 선교여행에 합류하게 됐다.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이라는 저서에 나오는 주인공인 김숙향 선교사께서 사역하고 있는 톤도 선교센터는 우리 교회가 후원하고 있는 선교지 가운데 한 곳이지만, 10년 이상 중국 사역에 집중하느라 톤도는 직접 방문할 기회는 없었다.
그동안 지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톤도 방문 요청을 받은 바 있었고 올해에는 코로나 19의 방역지침 강화로 중국 선교의 문이 닫히게 되어 톤도를 방문할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게 됐다.
누군가 하늘에서 내려다본 야경의 밝기가 그 나라의 경제 수준을 알리는 지표가 된다고 했던가? 항공기가 착륙하기 전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마닐라 도심의 불빛은 휘황찬란한 서울 도심의 야경과는 사뭇 다른 동남아 여느 도심의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출국장을 빠져나오자 선교사님과 스텝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자동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선교센터로 이동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희미하게 내려다보이는 마닐라 도심 이곳저곳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의 모습은 수십 년 전에 봤던 서울역 주변의 노숙인들에 비할 바 없이 많았고 더 처량해 보였다. 노숙인들을 보는 순간 하나님께서 필리핀에 비교적 많은 선교사를 집중시킨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밤 선교센터 본부로 사용하고 있는 ‘러브선교센터’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내일부터 있을 비전특강을 위해 잠을 청했다. 날이 밝자 현지 스텝들과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후 김 선교사께서 500여 명의 어머니가 되어 사역하고 있는 ‘드림선교센터’ 견학을 시작으로 사역이 시작되었다.
도로 사정으로 차량을 통해 접근할 수 없고 오토바이 달구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 끝자락에 선교센터가 있었기에 우리는 오토바이 달구지에 몸을 싣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케이지식 닭장(?) 같은 주거지를 지나 드림센터에 도착했다. 전력난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할 수 없었기에 여러 대의 선풍기를 가동하고 있었지만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는 퀴퀴한 냄새를 밖으로 몰아내기 위해 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닭장 같은 주변의 주거시설에 비하면 특급 호텔 버금가는 이 선교센터에서 수백 명의 어린이가 예배도 드리고 교육을 받는다고 하니 그 감동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목회나 선교를 성공이냐 실패냐로 평가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김 선교사의 톤도 사역은 구령에 불타는 심정으로 젊음을 아낌없이 몽땅 쏟아 부은 성과라고 평가해도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신한다.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특별한 놀이시설도 없는데 골목마다 무리 지어 놀고 있는 수많은 아이를 보자 선교의 비전을 가진 교회나 성도들이 기도와 물질을 통해 힘을 실어준다면 결과는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아쉬웠던 것은 지난 10년 동안은 국제기아대책의 후원으로 선교사역에 탄력이 붙었었는데, 현재는 기아대책기구의 후원 만료 기간인 10년이 지나 후원이 끊긴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 이 기사를 접한 교회와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진 분들의 후원이 이어지게 된다면 영혼 구원의 황금어장인 톤도 지역에 더 큰 꽃이 피고 선교의 열매가 주렁주렁 맺힐 것이 기대된다.
류제곤 목사 [합덕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