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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나는 교회
다시 살아나는 교회
2023-07-03 오전 10:16:00    성결신문 기자   



산자락 끝 논두렁이 누워 있는 시골 한 귀퉁이에 낡은 조립식 건물이 생뚱맞게 웅크리고 앉아 있다. 낡은 건물 쇠에서 나오는 녹물이 하얀 벽에 얼룩져 있다. 마치 고아의 눈물이 아이의 볼을 타고 내려와 색바랜 옷에 얼룩진 형상이다. 퇴색한 건물 앞마당은 제멋대로 울퉁불퉁 진흙 바닥이다. 잡초는 아무 제한 없이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었다. 

그곳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지붕이 덧씌워지고 벽도 산뜻해졌다. 앞마당 일부에는 막 이발소에서 나온 사람의 머리처럼 잔디가 단정한 모습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건물 입구에 접한 마당은 콘크리트로 반듯하게 포장되어있는 모습이 마치 중년의 신사가 트렌치코트로 뽐내며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아 보인다.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을텐데 하던 건물이 이제는 산자락과도 논과도 조화를 이루며 초록의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은 우리 지방회 내에 있는 서광교회가 지난 일 년 동안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서광교회는 일 년여 동안 담임 목회자가 없는 상황이었다.(미자립 농촌교회인데다가 30여 년 전에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안게 된 부채가 아직도 7천여만 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담임목회자가 없으니 몇몇 성도들은 다른 교회로 출석하게 되었다. 지역사회의 인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목회자가 없는 교회다. 빚쟁이 교회다. 문을 닫을 교회다” 

목회자는 생활비는 커녕 매월 부채 이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고, 인구절벽 초고령 농촌교회라 장래성도 없으니 사명자라 하여도 쉽게 오기가 어려운 교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9월에 최병두 목사님이 부임을 하셨다. 목회자 생활비도 못 준다. 부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오히려 최 목사님은 전에 사역하던 곳에서 받은 퇴직금과 친인척들의 도움을 합하여 이천만 원을 헌금하면서까지 아골골짜기로 들어오신 것이다. 

나는 지방회 서기 목사님이 최 목사님이 서광교회에 부임한다고 했을 때, 여러 번 반문했다. “정말 최 목사님이 거길 오신대요?” 최 목사님은 대답하신다. “나는 농어촌교회만 가기로 서원했어요. 그것도 어려운 교회만 가야 합니다. 교회가 안정되면 나는 또 다른 사역지로 가야 합니다. 제 사명입니다. 그런데 이젠 나이가 있어서 여기를 안정시키면서 은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가 뼈를 묻어야 할 곳 같습니다.” 최 목사님의 의사결정은 단순명쾌하다. 그가 걸어가야 할 인생길은 오로지 한 길 ‘농어촌 어려운 교회’이기 때문이다.

서광교회는 담임목사를 맞으며 겉도 속도 전혀 다른 교회로 변화되어가고 있고, 미래의 서광교회의 모습에 대하여 기대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최 목사님이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붕어빵 마차 사진이다. 그러더니 곧이어 붕어빵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에게 전달되는 사진이 또 올라왔다. 지금까지 교회 주변 일곱 개 마을을 붕어빵 전도 마차로 두 바퀴 순례했다고 한다. 교회에도 하나님이 일하시기 시작했다. 미지근하여 구경꾼만 같던 권사 한 분이 붕어빵 전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새벽기도도 쉬던 권사가 이제는 눈물로 기도하는 기도의 용사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불신자 남편을 전도하여 지금은 주일이면 함께 교회에 출석하며 예배를 드린다. 

최 목사님의 사진이 또 올라왔다. 잡초로 어수선하던 동네 입구 도로가 깔끔하게 이발한 모습이다. 최 목사님이 잡초 이발사가 되었던 거다. 거기에 코스모스를 심었다고 한다. 가을이 기대된다. 낭만의 코스모스 한들한들 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할까. “목사님이 심었다. 좋긴 좋네. 우리 동네 이쁘네” 올가을엔 서광교회와 최 목사님이 동네의 화두가 될 것이다.  

지난주에는 10명의 성도가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부임할 때 4명이던 성도가 9개월 만에 10명이 되었다. 최 목사님의 열정과 전도 방법이 열매로 수확되고 있는 것이다. 

4명이 10명이 된 것은 250% 부흥이다. 전도는 시간을 요하는 일이다. 최 목사님을 통해서 서광교회가 부흥을 이루어 언젠가는 부채문제도 해결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은 시간을 요하게 될 것이다. 부채가 장기화되면 목회자가 탈진하기 쉽다. 목회자가 부채문제도 책임지고, 사례비도 받지 않는 구조로는 장기적으로 지속성장할 수가 없다. 서광교회가 자체적으로 부채를 해결하면 최선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난문제인 것이다. 

“교단적으로 서광교회의 부채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생각하게 만든다. 최 목사님의 짐을 덜어주고, 오로지 최 목사님이 창의적인 농촌교회 전도 프로그램에만 전념하여 농촌교회 전도의 모델이 예성에서 만들어져서 예성 뿐만 아니라 타교단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유지재단에서는 은퇴하는 어느 목사님의 교회를 매수해주고, 은퇴 후에도 몇 년간 그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게도 해 주었다고 한다. 서광교회의 문제를 유지재단이 해결해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명분상으로나 실효성과 경제성으로 계산해도 서광교회가 앞에 언급된 교회보다 훨씬 더 현명한 의사결정이 될 것이다. 

우리 지방회 내에서 폐허가 되어가고, 그래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뻔했던 교회를 살려내고, 부흥시키며, 농촌교회에 도전적인 전도방법을 제시하는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감사할 뿐이다. “언젠가는 서광교회에서 농촌교회 전도 세미나가 초교파적으로 개최되는 날 그날을 주옵소서.” 기도한다.

우리 지방회에 최병두 목사님을 파송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최 목사님의 사역을 바라보며 말씀을 묵상한다.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나의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신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공의를 베풀리라” (사 42:1)

양인호 목사 [원우리교회 / 전북지방회장]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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