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동 목사[성광교회 원로]

종교가 제구실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 유럽의 부흥과 경제 정치는 종교와 더불어 전성기를 이루었으나 또한 종교와 국가의 야합된 부정과 퇴폐로 망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삼국시대의 융성과 번영의 퇴락은 종교의 문란과 타락에 그 기인을 찾아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고려는 불교로, 이조는 유교로 망국을 자초했다고 한다. 아시아의 예루살렘이라 지칭되는 한국의 기독교는 6.25동란을 거치는 동안 기하학적으로 부흥과 성장을 가져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전쟁 이후의 국민 정서는 맹신적이고 기복적인 설교에 자연히 쏠리게 된 것이 조금도 이상스럽지 않다. 이 같은 경우는 세계 어느 곳이나 어느 때이건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박하고 천진스러웠던 한국의 교회와 신앙은 변질되고 세속화되었다. 교회가 신자가 급격히 변하는 세상문화와 물질문명을 막아내고 걸러내야 하는 슬기와 학습이 전혀 없었다. 그 유물이 일부 교회가 종교가 사회참여라는 미명과 당위성 아래 동참하게 되었다. 이것을 남미에서는 혁명이라 해방운동이라 이름 붙였으나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럴 수가 없다. 공산군과 야합한 사제들이 국가와 대항하여 사회를 개혁하겠다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었다.

오늘 한국의 종교현실이 남미의 종교의 해방 전선과 닮아 가고 있다. 너무나 슬프다. 사회적인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철새마냥 찾아들고 눈에 띄는 종교집단의 모습들이다. 그 대표적인 단체가 기독교 교회협의와 조계종 화쟁위, 카톨릭 정의구현사제단 등이다. 목사는 성경과 기도 앞에 무릎 꿇을 때에 목사요, 중은 불상 앞에 참배 할 때 스님이요, 신부는 성당 안에서 강론 할 때 신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미순이와 효순이의 죽음 앞에 얼마나 많은 세월 촛불집회로 광란의 나팔수가 되었는가? FTA 반대 시위 속에서, 용산상가 철거민 반대시위 속에서, 영도 대우조선데모대 속에서,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성토장 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들은 이미 성직자도 종교인도 못된다. 불한당이요, 막가파들이다.

속칭 ‘고대녀’로 세상에 이름이 소개된 김지윤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망발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평도 앞바다에서 46명의 해군이 희생된 그 용사들이 해적일하다가 북한군에게 격침당했는지 너도 대한의 딸이라면 양심의 고백을 해 보라! 소설가 공지영의 한 수 더 보탠 망언을 들어보자. “시민 패고 물속에 처넣는 너희들 해적 맞다”고 했단다. 이 같은 망언과 망발에 동조하여 성명서를 내는 동조세력은 어느 나라 종교인이고 국민인가! 과연 당신들이 극성스럽게 반대하는 한미 FTA나 강정 마을의 해군기지 반대가 촛불집회의 보답이던가. 이어도에 대한 중국의 협박과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한마디 쓴 소리 못하는 종교인이요 정치인이라면 역적이요 매국노임이 분명하다.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탈북자 강제송환문제로 나약한 여성의원이 단식투쟁하다 쓰러질 때 여야 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 묻고 싶다. 박근혜 한명숙 비대위는 머리싸움 하느라 바빠서 못 갔다고 구차한 변명은 말자. 쓰라린 한을 품은 노구의 할머니들의 절규가 울려 퍼지는데 높은 양반들 관심이라도 갖고 있는가. 이것 성토해야하고 데모라도 해야 하고 성명서라도 내야하고 흔해 빠진 촛불집회라도 광화문네거리에서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봉주 꼼수는 참 위대하다. 감옥 속에서도 민주통합당의 수장을 마음 놓고 불러 읊조리고 큰소리 듣게 하니 대단한 인물이다. 그러나 꼼수다. 꼼수의 생명은 진실 앞에 피라미 존재요 하루살이 존재일 뿐이다. 진실과 진리가 나타날 때 그 꼼수도 살아지고 말 것이다. 진리만이 영원하고 자유 할 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