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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칼럼-깐콩
선교칼럼-깐콩
2012-11-12 오후 7:03:00    성결신문 기자   


강 일·박기영 / 필리핀 선교사

한번쯤 필리핀을 다녀가 보신 분들은 미나리처럼 필리핀에도 ‘깐콩’이라는 야채로 만든 ‘시니강’을 드셔보셨을 것입니다. 미나리와 비슷한 점은 물가에서 자란다는 점이지만 먹는 법도 맛도 다른 야채입니다. 지저분한 하천에서 자라기 때문에 아는 한국인들은 잘 사먹지 않는데 이곳 사람들은 즐겨 먹는 ‘깐콩’, 비싸다면 아무도 안 사먹을 야채 ‘깐콩’ 같은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가 사역하고 있는 곳은 수도 마닐라 옆 안티폴로 시(한국의 경기도 같은) 안에 산타크루즈(거룩한 십자가) 동네와 구마멜라(무궁화) 동네가 모여 사는 도시 빈민촌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변형된 카톨릭의 미신적인 신앙이 깊어서 온갖 인형들을 신처럼 모셔놓고 삽니다. 가난의 원인이 하나님의 말씀을 안 지키고 살고, 우상을 버리지 않으며,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말라기 3:7~10) 하기 때문이라고 가르쳐 보지만 하루면 시들어 버리는 깐콩처럼 삶의 변화가 없어 선교사의 가슴만 탑니다.

이 지역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하여 16살 밖에 안 된 나이에 학업을 포기하고 시집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공립학교를 졸업한 많은 아이들은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쇼핑몰에서 단기 6개월 점원을 하거나 식모살이를 하는데 여자는 150페소~200페소(4,000원~6,000원) 일당을 받고, 남자들은 막노동판에 보조로 가끔 일을 가는데, 하루 250페소(7,000원)를 받습니다.

도시락(밥 한 덩이)과 차비 빼고 나면 겨우 깐콩 넣은 시니강을 저녁식사로 먹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영어가 되면 국제 간호사가 되어 외국으로 나가게 되면 온 가족이 밥 먹고 살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외국에 노동자로(식모, 공사판 등등) 나가 본국으로 돈을 부쳐 오지 않는 이상, 생활은 알랑미 밥 한덩이에 식초나, 간장(또요), 액젖(빠띠스)을 먹는 삶으로 겨우 연명해 갑니다.

얼마 전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서 집에서 놀고 있는 자매들에게 기도와 성경공부를 가르치고 배운 대로 생활하게 하니 하나님께서 한 달에 한번 쉬지만 식모살이를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교사로 봉사하겠다고 헌신한 자매들은 교회에서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니게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때를 따라 옷도 주고 신도 주고, 우산도 주는 교회가 생긴 것을 감사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복을 받아 더 가난한 나라에 선교비를 보내겠다는 꿈도 가졌답니다. 선교사를 보내준 한국에 감사하며 축복 기도해 준답니다.

아프리카 난민도 아니고 4시간이면 오는 가까운 이웃나라 필리핀. 그곳에는 잘사는 많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온갖 우상으로부터 복을 받고자 발버둥치는 이들, 자기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싸디 싼 야채 깐콩 같은 이들, 가난한 이들, 하지만 시니강 모든 재료 중에 꼭 들어가야 하는 야채처럼 져버릴 수 없는, 가슴에 예수님 피 바른 가난한 내 형제 자매들이랍니다.

깐콩처럼 자존심 빳빳이 세우고 사는데 작은 상처에도 시들어 버리는 연약함 밖에 없는 이들, 가난보다 성경의 무지가 더 안타까운 이들을 세워가기 위해 저희 가족이 이곳에 있음을 감사합니다. 줄 것이 없는데도 줘야 하는 현실에 오늘도 부족하고 못난 모습 주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하며 모두의 손을 잡고 천성문 앞에 서 계실 주님을 향해 달려갑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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