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신학자가 로마교회를 향해 토론을 요구하며 비텐베르크성당 출입문에 95개항의 논제를 게시(揭示)하였다. 이 젊은이의 진리에 대한 갈망과 의로운 분노에서 시작된 항거(Protestant)가 기독교 역사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사건으로 남게 되었으며 이 젊은이가 바로 마틴 루터이다. 우리는 이 역사적인 사건을 별다른 생각 없이 흔히 해 오던 대로 ‘종교개혁’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16세기 당시 유럽인들의 의식에는 종교가 기독교 밖에 없었지만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지금에는 여러 종교를 다 개혁한 것이 아니므로 ‘기독교개혁’ 이나 혹은 ‘교회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더 분명하고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개혁 당시의 성경은 일반인들이 읽을 수 없는 라틴어로 된 것이었다. 성경적으로 ‘만인 제사장’을 주장했던 루터는 모든 신자들이 성경을 읽어야 할 뿐 아니라 성경을 공부하여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성직자들만 읽을 수 있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일반신자들이 모두 다 읽을 수 있도록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었으나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1521년 독일황제 카를 5세는 루터를 범죄자로 정죄하는 ‘보름스 칙령’을 선포한다. 이 일로 루터는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때 작센 주(州)의 제후인 프리드리히가 그의 영지로 루터를 피신 시켰다. 이곳에 체재하는 중 루터는 신분을 감추고 오로지 성경번역에만 전력하여 1년여 만에 신약성경의 독일어 번역을 완성하였다.

기독교개혁은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모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성경말씀에 최대의 권위를 부여하며 성경적인 기독교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 개혁의 모토가 되는 ‘오직 성경으로’라는 원리가 현재 우리에게 적용되고 있는가? 아울러 오직 성경이 우리 신앙생활에 기준역할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들을 기독교(종교)개혁 기념일을 앞두고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보다 객관적인 성경을 더 신뢰해야 한다.

누군가 말하기를 “세상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책이 성경이지만 가장 읽히지 않는 책도 성경”이라고 했다. 우리시대의 기독교 개혁은 거창한 이론이나 행사에 있지 않다. 성경중심으로 돌아가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루터가 목숨 걸고 부르짖었던 종교개혁의 핵심이 철저하게 성경중심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세교회의 예배는 틀에 짜인 의전(儀典)중심이었으나 루터는 말씀선포를 예배의 중심에 놓으므로 성경중심의 예배로 개혁하였다.

교회가 세상을 품고 걱정해야 할 텐데 오히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는 지극히 정상적이지 못한 때에 우리가 살고 있다. 그래서 목회의 위기라고 생각하며 세상에서 처신하기가 매우 곤욕스러운 이 시대에 개혁자들의 심장에 있었던 진리의 횃불로 다시 한 번 부흥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중심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삶과 신앙이 철저히 성경중심이 되어야 한다. 오직 성경이 중심 되는 교회를 이루며, 성경으로 성숙된 신자를 세우며,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어드리기 위해 성경중심으로 돌아가는 성결인들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