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후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확에 대한 감사와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의 감격어린 첫 수확에 감사하며 근대 추수감사절이 연연히 지켜져 왔다. 금년에도 겨울에 준비하여 봄에 시작한 1년 농사를 거두며 수고의 땀방울을 흘린 농부들이 수확에 기뻐한다. 지난여름 전력수급에 비상을 준 폭염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태풍 피해도 없이 거의 모든 작물이 대풍을 이루게 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37년 만에 최대 풍년을 맞은 배추 농가는 눈물을 짓고 있단다. 수확량 증가로 배추와 무 등 5대 채소 값이 작년 대비 절반가량 폭락해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만원 넘던 배추(3개, 10㎏) 값이 올해 3,000~4,000원 대로 급락을 해 생산지에서는 밭을 갈아엎고 있는 실정이다. 배추를 뽑는 인건비와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배추를 파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언뜻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경제논리는 이렇다.

생산이 늘면 농가 소득이 줄고, 생산이 줄면 농가 소득이 는다. 농부나 소비자 모두 풍년 자체는 분명 감사한 일이지만 경제논리에서는 꼭 그렇지 않다. 바로 이 경제논리라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감사에 변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무시당한 감사, 잘못된 감사, 못 다한 감사, 안 한 감사, 잃어버린 감사, 감사하기 정말 어려운 이웃들의 아픔 등을 생각해 보는 추수감사절이 되어야 한다. 

첫째,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다. 추수이전에, 소득이전에 이미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가장 큰 은혜를 잊지 말자. 우리는 누구인가? 본래 우리는 죄인들이다. 그 죄 값은 사망이고 멸망이고 지옥이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죄인이고 그 죄 값으로 죽어 마땅하다는 것을 모른다. 오히려 우리는 음행 중 잡혀온 여자를 돌로 치려하듯 남들을 정죄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은혜를 주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 값을 당신의 독생자 예수의 몸에 치르시고 우리에게 구속의 은혜를 주셨다. 어찌 이 큰 은혜를 한순간이라도 망각할 수 있으며, 이 은혜를 받은 우리가 감사 대신 불평과 불만, 원망을 할 수 있으랴? 수확이 없다고, 수확을 해도 이득이 없다고, 남보다 내 것이 적다고 불평하는 우리가 잘못 아닌가? 경제논리를 앞세우지 말고 은혜논리에 따라 감사를 다시 생각하자.

둘째 참된 가치관 속에 감사를 회복하자. 토마스 아 켐피스는 “당신은 두 개의 천국을 소유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이 세상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고, 하늘나라에 가서도 그리스도와 함께 기쁨을 누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더구나 당신이 오늘날까지 육신의 쾌락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살아왔다면, 지금 곧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고 가정할 때 그것이 지금 당신에게 무슨 유익을 가져다주겠는가?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 이외의 것은 모두가 헛된 것뿐이다.”라고 했다. 바로 이 헛된 것에 가치를 두고 헤매다 잃어버린 감사를 되찾아야 한다.

이번 추수감사절을 통해 그동안 경제논리에 밀리고 세상의 물질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 잘못된 신앙관 때문에 잃어버린 감사, 무시했던 감사, 몰랐던 감사를 회개하자. 하나님께서 이 땅과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수확과 소득에 감사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그 은혜들을 생각하며 전심으로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