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형 목사 [자연교회]

오늘도 그 누군가로부터 휴대전화로 전화가 왔다. 나의 휴대전화에서 you raise me up(주님 날 일으키시네) 벨소리가 울린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꼭 휴대전화의 벨소리를 you raise me up으로 설정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아름다운 곡조도 있지만 가사가 나의 목회 과정에서 어려울 때마다 순간순간 힘주시고 일으켜주신 주님의 사랑이 가사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었다.

22년 전 목회의 철부지였던 때에 그저 하나님의 뜻으로만 알고 첫 목회지로 지금 섬기고 있는 자연교회에 부임해왔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한 목회현장에서 부족한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힘을 잃지 않도록 매일 매일 나와 함께하심을 체험하게 하시고 일으켜 주셨다.

그러나 늘 은혜와 능력으로 충만한 것이 아니라 때론 절망과 좌절을 곧 잘하는 연약한 인간임을 발견하곤 한다. 절망과 좌절은 특별한 사람만이 맛보는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절망할 수 있고 좌절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이 범죄 한 후부터 인간성이 연약한 존재가 되어서 어려운 시련을 부딪쳐 극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어떻게 하면 절망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보다 “어떻게 하면 절망과 좌절의 자리에서 재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왕하 19장 1-8절에 보면 절망과 좌절의 자리에서 재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해답을 주고 있다. 선지자 엘리야는 사르밧 과부의 죽은 아들을 기도로 일으킨 사람이다. 갈멜산상에서 하늘에 불을 내리는 능력을 통하여 450명의 바알 제사장을 기손강 가에서 처단해 버린 능력의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3년 반 동안 가뭄으로 말랐던 대지에 폭우를 쏟아지게 함으로써 다시 생명의 싹이 땅 위에 돋아나게 했던 위대한 능력자였다. 이런 능력의 사람, 초자연적인 사람 엘리야가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졌다. 그 이유는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약한 인간성을 엘리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능력을 주실 때에는 불도 내리고 비도 내리고, 죽은 사람도 살렸지만, 인간의 연약한 본성이 엘리야의 마음을 지배할 때는 엘리야 역시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엘리야도 절망과 실패와 좌절의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 재기했다. 8절에 보면,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행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로뎀나무 아래서 죽음을 생각하고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졌던 엘리야는 더 이상 절망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았다. 일어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5절에 “천사가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고 했고, 7절에도 “어루만지며 이르시되 일어나서 먹으라 네가 길을 이기지 못할까 하노라”고 했다. 천사나 주의 사자는 다 같은 구약시대에 천사의 모습으로 역사한 그리스도 예수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천사의 모습으로 찾아오신 하나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것이 ‘일어나라’는 것이다. ‘절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쓰러지고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2014년이 소망가운데 시작되었다. 올해에는 모든 교회와 목회자들이 “you raise me up의 은혜”가 임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져본다. 때론 힘들고 절망과 좌절할 순간에 주님이 날 일으키심의 은혜를 힘입고 승리하는 모든 동역자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엘리야처럼 일어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알고 다시 주님의 은혜로 일어나 승리하는 우리의 목회현장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