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성동교회]

샘가 사역 29주년이 되었고 큐티 교재 ‘생명의 샘가’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45호 째 발행했다. 이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며 성경을 사랑하는 사역자들과 성도들이 마음을 같이 해 온 결과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샘가 사역 3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성지연구 탐사’를 기획했다. 말씀을 사랑하는 이들이 성지를 방문하고 연구하겠다는 바램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3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가졌고 몇 차례 세미나로 모였다. 이스라엘 김소스나 선교사에게 위임하여 스케줄과 비용을 적절하게 책정을 했다. 36명이 지난 1월 12-25일 까지 두 주간의 일정으로 출발을 했다. 이번 코스는 두바이를 거쳐 요르단 암만으로 들어가 요르단 북쪽으로 올라가며 암몬인 들의 땅을 돌아보고 얍복강을 거쳐 제라쉬, 펠라, 그릿시내, 벧산 국경을 거쳐 이스라엘로 입국, 갈릴리 해변 숙소에서 2박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이스라엘 북쪽 단에서부터 남쪽 전역과 홍해까지 가서 다시 요르단으로 입국하여 요르단 남부지역 모압 인들의 땅 전역을 두루 살펴보고 다시 암만에서 두바이를 거쳐 돌아온다는 계획이었다.

필자는 1987년 연세대학 성지 연구팀으로 21일간 성지 순례를 했고, 순례 후 6개월 동안 연구를 해서인지 지금까지 성지에 대한 기억 속 그림은 선명하다. 그리고 나이도 있어서 무리하지 말고 인솔자로서 함께하는 것을 보람으로 다녀오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경험이 펼쳐졌다. 안내자의 “세계가 이스라엘 땅 안에 있습니다.”라는 말이 성지를 다시 보게 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내게 유적지만이 아닌 가나안, 그 약속의 땅과 그 길을 보고 밟도록 하셨다. 잠시 동안 이지만 그 땅에 머물렀던 선민의 역사와 삶을 맛본 것이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4분의 1밖에 안 되는 땅이지만 그 지형이 해저 400m에서 해발 2천8백14m까지 이르며 고산 지대, 계곡, 평야, 습지, 광야, 사막 등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놀라운 땅이다. 가는 곳마다 지형과 토질이 다르고 가는 곳마다 기후가 달랐다. 좁은 땅 안에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같은 곳이 펼쳐지는가 하면 온갖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작은 규모이지만 터키의 괴르메 같은 지하 도시가 있고 안내자의 말처럼 세계가 이스라엘 땅 안에 있었다.

요르단 ‘와디 럼’에서 힘든 광야 체험을 했다. 오전에는 지프로 광야를 투어 했고 오후에는 모래 산을 오르며 암각화 바위로 된 산을 등정했다. 5시간 넘게 광야를 걸었다. 순례자 모두를 모세가 이끄는 출애굽 대열에 머물도록 했다. 날이 저물고 어둠이 짙어지는 시간 안내자가 길을 잃었다. 우리가 정한 숙소가 아닌 다른 숙소로 인도한 것이다. 돌아서 걷는 한 걸음이 천근이다. 맘이 무척 상했다. 누군가 안내하고 인도해 주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는 곳이 광야 길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길로 인하여 원망을 했던 일들이 이해가 되었다.(민21:4)

하나님은 왜 이 땅을 선택을 하셨고 선민 이스라엘에게 주시려고 했는지 이스라엘은 이 길을 어떻게 걸었는지? 이 땅에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재는 어떻게 했는지? 많은 것들이 그려졌다.

두 주간의 순례였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모세와 함께 광야를 헤매고 주님과 함께 갈릴리를 거닐고 있다.

2년 쯤 지나 다시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성지에서 받은 감동을 다 나누지 못해 아쉽고… 어쨌든 성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땅은 하나님의 신비였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였다. 나와 함께 한 36명의 샘가 가족들은 이 감동을 가슴에 담고 주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랑하는 삶을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