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항모 목사 [강서교회]
 
내가 목사가 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 하면서 꼭 닮고 싶었던 선배 목회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불의 사자 엘리야였다.

엘리야 선지자 말 한마디에 이스라엘에는 3년 반 동안 우로가 끊겼고, 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친히 까마귀를 동원 하셨고, 그가 기도하니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고, 그의 간구로 3년 반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없어 메말라 갈라질 대로 갈라진 대지에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그의 기도는 죽은 사람까지도 살리는 능력의 종이었다. 나는 그런 목사가 되고 싶었다. ‘하나님 나도 엘리야 같은 능력 있는 목사가 되게 해주세요. 나의 간절한 기도제목이었다. 그리고 십 수 년이 흐른 후 나는 드디어 목사가 되었다.

목사가 되어 어느 가정을 심방하게 되었는데, 그 가정의 여주인은 몸이 많이 불편하였다. 나는 그 성도를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내 마음이 뜨거워졌고 나름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날 것 같은 감도 왔다.

예배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 와서는 그 가정에 전화를 넣었다. 내심 ‘목사님 괜찮아 졌어요. 목사님 기도 받고 거뜬해 졌어요. 라는 말을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응급실에 있단다. 병 낳기를 기도했는데, 병 낳기는커녕 더 심해져 응급실에 들어가 진료 중에 있단다.

나는 달려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엘리야처럼 되고 싶었는데…….
엘리야라면 간단한 일이었을 텐데…….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작아 보였다.
나는 그분의 응급실로 달려가지 못했다. 내가 달려 간곳은 교회 이었다.
“하나님, 왜 나는 안 됩니까? 왜 엘리야는 되고 나는 안 되냔 말입니다. 나에게도 능력을 주세요. 나도 기도해주면 역사가 나타나는 목사가 되게 해주세요.”
한참을 기도했지만, 울며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묵묵부답이셨다. 순간 내 머리에 스치고 지나가는 이름 하나가 있었다.
‘예레미야’
그렇다. 엘리야만 있는 게 아니고 예레미야도 있다.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
평생을 하나님 앞에서, 백성 앞에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던 선지자 예레미야.

그는 엘리야처럼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게 하지도, 비가 오지 않게도, 오지 않은 비를 오게 하지도 못한 선지자였다. 그는 평생을 오로지 백성들만 바라보며 백성들을 위하여 울고 또 울었던 울보 선지자이다.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이 안타 가워서,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고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의 중보자로 울고, 백성들 앞에 나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권하며 안타까워 울고…….예레미야 선지자는 평생을 눈물로 당신의 사명을 감당한 선지자이다.

나는 내가 꿈꾸고 바라보았던 엘리야 같이 불같은 능력을 발하는 목사는 되지 못하였다. 나는 다시금 목사가 되고자 했던 그 젊은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하나님께 기도 하려한다.

“하나님 엘리야 같이 불같은 능력을 발하는 선지자도 좋지만, 예레미야와 같이 성도의 아픔과 고통, 상처를 보듬고, 그들을 위하여 눈물 흘리며 울어 줄 수 있는 목사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