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근 목사  [예수소망교회 / 본지논설위원]

새해가 밝았다. 새날의 먼동이 터 온다. 봄을 맞이할 때는 여름도 가을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을 붙잡을 틈도 없이 겨울 한 복판에 서서 또 새해를 맞고 있다. 누가 새해라고 했더냐? 어제 뜨던 태양이 오늘 또 뜨고, 어제와 같은 날인데 무엇을 보고 새해, 새날이라 할 수 있겠는가? 전도자가 말하지 않았는가.

“해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니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이다. 그래도 가슴 벅찬 것은 새해와 새날은 우리에게 언제나 꿈과 희망을 약속하고 있어 설레임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이맘때면 느껴지는 것은, 희망의 꿈을 싣고 찾아오는 새해의 벅찬 감격 속에 또 다시 속절없이 묻힐 지난 세월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희망을 노래하는 새해 아침이지만, 솟아오르는 태양 저 찬란함 뒤에 감추어진 한국교회를 휘어 감고 있는 질곡의 어두움을 외면 할 수 없어 가슴이 아려온다.

시대의 석학 강해설교자 존 맥아더 목사가 찬란한 태양 속에 감추어진 참혹한 오늘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질타하며 던진 날선 비판이 떠오르는 새해의 찬란한 태양을 무색하게 한다. 추락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국교회가 200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면 한국교회는 고작 100여년이라는 짧은 역사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존 맥아더 목사의 말에 가슴이 아리어온다.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미국사람이 우리 한국교회를 어떻게 그리 잘 알고 있느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더욱 우리의 가슴을 찌르는 것은 존 맥아더 목사의 인터뷰를 취재한 어느 언론사에서 “100여년 만에 끝나버린 한국교회의 심각한 위기”라는 제하의 글과 함께 “한국교회는 정체기를 지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급히 추락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진단서 때문이다. 누가 이 진단을 오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 광야의 소리로 들어야 한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추락의 모습은 이 사회가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을 차지하고서라도 내일의 주인공들을 양육하는 교회학교의 모습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큰 교단 이라 할 수 있는 예장T교단 교육자원부는 올 초 총회 소속 교회 8,383개 중 절반가량은 교회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고, 6,000여 곳은 교육전도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11,500여 교회가 소속되어 있는 예장H교단의 경우 공식 통계를 내진 않지만 교단 소속 교회 중 50% 정도는 교회학교가 없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예성은 어떠한가? 이대로 간다면 10년 20년 후에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찌되겠는가? 짧은 역사 속에 놀라운 부흥을 가져왔던 한국교회가 무엇 때문에 질곡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지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으리라.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우리 스스로가 진단한 그 흑암의 세력들을 물리치기 위해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이 먼저 무릎을 꿇고 1907년 평양에서 일어났던 회개 운동이 다시 일어나야한다. 교회 갱신의 책임이 거의 전적으로 지도자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해서 제사장적 권위와 세속적인 야망을 내려놓아야한다. 중세 가톨릭교회가 부패했던 것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그들의 권위와 세속적인 야망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른 그들의 교권주의 권위의식과 세속주의로 인해서 그들 스스로 어둠속으로 빠져들지 않았든가, 지금 한국교회 그리고 지도자들은 중세의 사제들이 걸었던 그 어두움의 길을 더 이상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희망찬 새해 새날을 맞고 있다. 하나님의 경륜 속에 예비하신 내일의 한국교회를 믿음으로 바라보며 다시 성결복음의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나아간다면 언젠가 기다리는 그날이 반드시 올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