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경기남지방회장)
1969년 노벨문학상 작품인 사무엘 베케트 의 ‘고도를 기다리며’( Waiting for Godot)는 절망과 불안과 동시에 기대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희곡작품이다.
극중 두 인물인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실체없는 '고도'(Godot)를 기다리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고도를 기다리는지,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가 오면 구원을 받는다고 생각할 뿐, 밤이 오면 더 이상 고도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오지 않으면 내일 또 기다리면 된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고도’는 실체 없는 그림자일 뿐이다. 1957년 미국의 샌퀸교도소에서 이 작품이 공연되었을 때 1400여명에 달하는 죄수들은 ‘고도’(Godot)가 “바깥 세상이다”, 혹은 “빵이다”, 혹은 “자유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성탄절 4주전을 대강절(Advent)이라 하는데 대강절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준비하기 위한 기간이면서, 동시에 예수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그러면 재림의 주를 기다리는 신앙인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참된 재림신앙은 종말론적 신앙의 모습으로 살아감을 의미한다. 종말론적 신앙의 모습은 내일의 사건을 오늘의 삶의 자리로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루어질 것을 믿기에 현재의 삶의 자리에서 믿음의 옷깃을 여미며 내게 주신 사명을 행하는 것이 종말론적인 신앙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본문에 등장하는 ‘라합’이라는 여성은 여리고성의 비천한 신분이었지만 싯딤으로부터 왔던 이스라엘의 두 정탐꾼을 숨겨주고 보호하여 줌으로 여리고성의 멸망가운데도 이스라엘의 한 신앙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과정이 나타나 있는데 그는 싯딤으로부터 왔던 정탐꾼과의 약속의 표시로 붉은 줄을 창문에 매고 기다림으로 구원의 백성이 되었던 것이다. 붉은 줄을 매는 것은 구원의 증표인 십자가를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재림의 기다림은 막연한 기대와 실체없는 ‘고도’(Godot)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다. 히11:31절과 약2:25절에 라합에 대한 평가가 나와 있으며, 마1:5절과 눅3:32절에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 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나타난 살몬은 바로 갈렙의 후손이며 대상2:51절에 나오는 베들레헴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살마와 동일인이라 할 수 있다.
여리고 성 함락이후 라합은 이 살몬과 결혼하여 예수그리스도의 족보에 오른다. 두 정탐꾼 중 하나였던 살몬을 사랑하며 기다렸던 라합의 노래는 재림을 소망하는 오늘 우리들의 찬송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싯딤 골짜기에서 바람처럼 나타난 그이는/ 상수리나무 같은 강한 팔에/ 백향목 같이 늘씬한 키를 한 젊은이입니다./ 죽음을 넘나드는 사랑으로/ 우리의 사랑 시작된 것은,/ 짙푸른 야자나무들 사이로 붉게 물든 태양이/ 여리고의 견고한 성벽을 타고 어둠을 향해 내려앉는데,/ 흑진주 빛 그늘을 양 뺨에 드리운 그이가, 불현듯 손 내밀어 왔던 바로 그 날입니다./ 지붕 밑 방에서 은밀히 나누었던 사랑이야기…/ 삼나무 말리는 풋풋한 향기가, 저 멀리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어우러져/ 온 방에 스며들 때,/ 그이가 들려준 상천하지에 한 분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야기는,/ 죄악으로 관영한 이 여리고 땅을 능히 정복하실 나의 하나님이시며,/ 비천하게 살아온 나의 삶에 새 시작을 주시고, 내 부모 형제를 구원하실 주님이심을…,/ 홍해를 단 번에 가르시며, 척박한 광야에서 물을 내신 전능자임을/ 찬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큰 사랑을 보여주실 메시아,/ 그 가슴 떨리는 구원의 소식을 들으며/ 나는 그이의 강인한 품속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온 여리고를 단숨에 무너뜨릴 듯이 그이의 심장이 뛸 때,/ 우리는…, 다시 만날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침묵으로 서로에게 다짐했습니다./ 나는 오늘도,/ 비탄과 외로움으로 가득했던 나의 삶에 푸근한 그늘이 되어줄 그이를 기다리며/ 높은 성대에 올라 요단 저편을 바라봅니다./ 내 사랑하는 이와의 언약대로/ 곱고 질긴 세모시에, 핏빛 물들여만든 붉은 줄 고이 엮어/ 종려나무 푸른 잎 싱그러운 창가에 길게 길게 드리운 터입니다./ 내 사랑, 나를 향해 달려올 그 날을 위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