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금년 추석은 38년 만의 이른 추석이다. 설날과 함께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추석은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선물보따리를 싸들고 일제히 고향으로 향하는 날이기도 하며, 그만큼 가족들과 친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몇 안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 추석은 불신자 가족과 친지들과 갈등을 빚게 되기도 한다. 곧 ‘제사’ 문제이다. 기독교인들이 제사에 참여하는 문제는 여전히 가정의 화평과 신앙적 양심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즐거워야 하는 추석이 일부 기독교인들에게는 곤혹스러운 날이 되기도 한다. 특히 제사문제로 인해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 교인들이 많다. 가족들 전체가 교인일 경우엔 상관이 없으나, 홀로 신앙을 가졌을 경우엔 “조상의 은혜도 모른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기 일쑤다. 때문에 제사와 성묘에 참석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하는 교인들이 많이 있다.
사실 한가위는 일종의 ‘추수감사절’이라고 할 수 있다. 한해의 농사를 끝내고 풍성한 수확에 대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으로,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유교사상과 혼합되어 제사의 대상이 하늘이 아닌 조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제사 자체를 우상숭배로 보는 기독교인들에게 이러한 정신은 공감할 수 있어도 제사 행위 자체에 참석하는 것은 신앙적인 양심에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가족들은 제사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교인들에 대해 ‘조상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제사도 드리지 않는 불효한 후손’이란 인식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는 ‘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종교이다. 우상숭배로 여겨지는 제사에 참여하는 것은 신앙적 양심에 따라 거부할 수밖에 없을지 몰라도, 가을에 거두게 된 결실에 감사하고 조상들의 은덕을 기리는 정신은 기독교적인 감사와 효의 개념에서도 문제될 것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사문제로 곤란을 겪는 교인들을 위해서라도 기독교적인 명절문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추석의 본래적 의미인 ‘감사’와 함께 ‘효’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기독교 명절문화를 바탕으로 한 ‘추석 명절 가이드북’을 만들어 기독교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 ‘불효한 후손’이라는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최근 늘어만 가고 있는 방치된 조상들의 묘역을 찾아 가꾸는 일에 기독교인들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상들의 묘를 돌보고 가꾸는 문제가 ‘효’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만큼,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묘역관리에 나서며 조상에 대한 ‘실제적인 효의 행위’를 보여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