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윤식 목사 [주님앞에제일교회]
지난여름 끝자락에 준비도 없이 성큼 다가와 버린 2021년의 마지막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 변화의 환경위기 가운데 맞이하는 가을이기도 하고 초겨울이기도 한 10월의 마지막 주간에 위드 코로나 시대의 변화된 목회 환경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끝날 듯 아직 끝나지 않은 그런데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운 현실, 이젠 되돌릴 수 없이 새롭게 펼쳐져야만 하는 뉴 노멀(new normal)의 회색빛 희망으로 우리는 또 다른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전도와 선교의 현장이 코로나로 지배되어 세상은 더 이상 복음의 능력이 선포되는 장에서 멀어져 가고 있고, 교회 역시 세상의 잣대에 피랍되어 더 이상 변화의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요즘만큼이나 끈기가 필요한 시대가 있었을까?
십자가 고통을 앞에 두고 올리브즙 틀의 의미를 갖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인류구원의 대업을 이루시기 위한 예수님의 간절한 기도가 그 해답임을 절실히 깨달아 가고 있다.
무언가라도 이젠 시작해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2021 새생명 예수 축제를 선포하고, 특별 새벽 기도회를 진행하며 “예수 생명으로 살아내기”에 도전하고 있다. 교회 시설과 환경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공간 내 거리 두기”의 원칙하에 성도들의 안전한 만남과 코이노니아를 장려하기 위하여 리모델링하고 있다.
그러나 펜데믹의 시대를 살아낸 우리 특히 대한민국의 교회에서 예전의 역동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고민의 과제이다. 마치 돌아갈 수는 없는 벼랑 위 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는 왔는데, 벼랑 너머의 저쪽은 어떠한지 알 수가 없다. 아무도 돌아와 보지 못했으므로, 인간에게 죽음이 두려움인 것처럼, 포스트 펜데믹의 상황은 회색빛 희망과 두려움이 알 수 없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불확실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있다.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다고 고백하는 믿음은 회색빛 희망과 두려움을 이기게 하는 부활의 신앙이다.
이 부활 신앙으로 오늘도 우리는 기도로 하루를 또 살아가고 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대업을 앞에 두고 겟세마네의 기도를 올리셨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역사의 한 페이지에 몇 줄이라도 기록될 수 있도록 겟세마네의 기도를 해야 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이해하지 못하고 육신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육체적 한계와 현실 앞에 무력했던 제자들의 삶에서 벗어나 목회 현장에서 각성하여 기도하여야 할 때이다. 인내의 성품으로 이제까지 우리가 참아낼 수 있었다면 이제는 겟세마네에 올라가 마지막 기도의 한판으로 승리해야만 한다.
그것이 설혹 고난의 길이라도 하나님의 원대한 인류구원의 뜻을 이뤄나가시는 길이라면,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그 달려갈 길을 마쳐야만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불확실한 죽음의 끝에 그리스도의 겟세마네 기도가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가 맞이하는 2022년 포스트 팬데믹 이후 목회라는 십자가의 길에 분명 회색빛 희망과 두려움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이 현존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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