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윤경 목사(새반석교회)

"편두통에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 E단조,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베르디의 아이다 중 개선행진곡을, 일조량이 적고 주변이 삭막한 겨울철에 찾아오는 우울증에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이 특효약이다"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린 뮤직 갤러리"는 만성피로가 누적된 사람들의 피로 회복용 음악으로 베토벤의 "웰링턴의 승리",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작품 76-3", 바그너의 "탄호이저 중 순례자들의 합창",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를 담고 있다. 분노, 질투, 적개심이 불탈 때는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권한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이것들은 일시적이란 사실이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근원적 상처를 치유할 힘은 없는가?

근원적이란 본래의 것이란 의미로 인간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와 그로인해 발생하는 상처의 시작을 성경은 죄에 근원을 두고 있다. 그 죄는 부부간의 갈등, 자식끼리의 갈등,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갈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이 문제를 치료받기 위해 명상, 요가, 음악치료, 무용치료, 미술치료, NLP를 포함한 최면요법, 심령치료, 그리고 마인드 컨트롤, 아로마 요법, 목욕요법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신체적 고통의 경감이나 정신적 성장을 이끌어 내어 정서적 안정, 대인관계의 개선, 인격의 성숙 등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치료 요법은 일시적 안정을 찾도록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또 다시 소돔 고모라와 같은 사회 환경에서는 재발할 위험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떠한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온전한 치료의 방법은 없는 것일까? 특히 사람들의 영혼을 이끄는 목회자들에게 일어나는 목회 현장에서의 전쟁은 목회자들의 마음의 정원을 오히려 전쟁이라는 명분하에 더욱 상처를 받고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거나 무뎌져 가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의사가 남을 진단, 치료하면서 자신이 병들어 가는 것을 망각할 때가 있듯이…….

주님은 때때로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과 무리들을 뒤로 하고 홀로 산머리에 엎드려 깊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마음 속 깊이 새기고, 말씀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며, 믿음의 고백으로 새 힘을 얻으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씨에스 루이스의 소설 '마술사의 조카'에서 디고리는 죽을 병에 걸린 어머니로 인하여 자신의 희망이 어떻게 사라져가고 있었는지 회상했다. 그는 목이 메고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아슬란이라는 큰 사자에게 "제발, 제발 제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어떤 것을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라고 불쑥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디고리는 절망에 빠져 아슬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자의 눈에는 반짝이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디고리는 자신의 것과 비교해 볼 때 그 눈물은 아주 크고 밝게 빛났기 때문에, 잠시 그는 아슬란이 자기 자신보다 어머니에 대해 정말 더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슬란은 '내 아들아, 내 아들아'라고 부르며, '너의 슬픔이 아주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세상에서 너와 나 말고는 그 슬픔을 알 수 없단다. 우리 서로 도우며 지내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상한 감정을 예수님께 내어 놓으면 상처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어떤 상한 감정이 있더라도 예수님께 나가면 다 용서받고 용서할 수 있는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새로운 피조물이 되면 과거를 하나님의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고 상한 감정이 오히려 거침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사용될 수 있다.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 죄의식, 수치심에서 해방될 수 있다. 치유된 손상된 감정은 오히려 자신을 겸허하게 하는 향기가 된다. 오늘 하루 내가 목회를 한다는 생각을 접고 그분이 하시도록 주님의 품에 자신을 의탁하심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