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봉 목사(강외중앙교회)

우리사회는 늘 갈등(conflic)이 존재한다. 노사의 갈등, 여야의 갈등, 기존의 힘 있는 자리를 지키기와 이를 저지하려는 집단의 갈등부터 4대강 문제, 무료급식 문제, 대학생 등록금 반값문제 등 우리사회 속에 늘 이슈로 존재한다. 심리학에서도 프로이드(Freud)는 갈등이론을 말한다. 인간에게는 갈등이 있으며, 갈등을 쉽게 해결하기란 어렵지만 갈등을 잘 해결하며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도 말한다. 원래 갈등(葛藤)이란 갈(葛)은 칙넝쿨을 등(藤)은 등나무를 가리킨다. 이는 칡은 싹이 나고 자라면서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즉, 목표는 같으면서도 방향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싸운다는 뜻이다.

성경에도 인간의 갈등을 살펴볼 수 있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는 문제나 가인이 아벨을 죽일 때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으며, 야곱의 얍복강에서는 몸부림, 요셉의 형들이 요셉의 상인에게 팔기까지의 갈등 등 얼마든지 있다. 여기서도 갈등을 잘 해결하면 건강하고 성숙한 삶이 되어지나 실패한다면 어떤 경우에서든지 피폐한 삶이 되어질 것이다. 

한동안 교계를 시끄럽게 했던 한기총 문제가 갈등을 넘어 화해를 시작했다. 많은 기독교 교단과 단체에도 화목의 제스처가 나오고 있다. 우리도 이제 화해의 십자가가 필요하다. 예수님께서는 늘 그렇게 사셨으며, 또 그렇게 살기를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베드로도 바울도 그리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도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못하고 있는가? 자신의 일 년 간의 명예와 안락 때문인가? 그렇다면 이는 하나님 앞에서 실패한 사람이 된다. 올 예성총회를 살펴보자. 90회 총회를 앞두고 많은 입후보자들이 갈등을 넘어서 화해와 화평을 주장하였다. 이윽고 90총회를 마치며 새로운 회장과 임원들이 선출되었다. 이들이 나름대로 일 년이란 짧은 임기 속에 갈등을 넘어 화평과 화해를 만들어가는 총회 임원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본 필자는 총회의 진행과정에서도, 또 마치고 돌아가는 과정에서도 여러 목회자들의 아쉬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여러 해 동안 문제제기 되었던 안건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단 한건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여러 안건들은 해마다 토의되고 논의되지만 총회에서는 유보되어진다. 지방의 힘없는 목회자들의 숙원하나 못 들어주는 총회라면 얼마나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총회인가?

예수님은 우리 모두의 죄를 위해서 오셨으며, 갖은 고난과 버림을 당하셨으며, 십자가를 지셨다. 기독교는 이타적이며,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다. 나누며, 베풀며,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총회는 무엇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려고만 하는가? 교단을 위해 십자가를 지려고는 하지 않는가? 기존의 힘을 지켜내려는 안달과 아집은 변화의 시대에 과대망상적 욕심이라고 느낀다. 난 어떤 정치적 공동체나 조직에 편협해 있지 않다. 그렇다고 집단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집단의 이기주의자로 힘 있는 목회자이기보다는 힘없는 지방목회자로 일생을 살고 싶을 뿐이다. 왜 우리시대는 자신을 드려 교단을 살리려하는 지도자가 없을까 반문해본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총회가 갈등을 넘어 화해의 십자가를 질 총회장님, 부총회장님 그리고 임원들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