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복 목사(창신교회)

교단의 목회자 평생교육이 지난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천안소재 <상록 리조트>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고, 아름답게 마치게 되었다. 금년도 주제가 ‘성결의 회복과 부흥’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교단의 교육부에서 알차게 준비하고 좋은 성과를 얻게 되었다는 면에서, 그동안 준비하신 모든 분들에게 먼저 감사를 전하고자 한다. 금번의 주제와 표어는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금년도 구역공과가 성품개발의 차원에서 십계명의 재해석을 통한 하나님관계, 인간관계회복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대단히 유익한 교육이었다. 어느 해 보다도 많은 목회자들이 참여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

첫째, 성결의 가치성을 새롭게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교단이 깃발로 내걸고 외치는 성결이 과연 그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성결은 우리 교단의 신조요, 전도의 표제이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절대적 속성이요, 인류를 향하신 절대 명령이기도 하다. 이는 모든 일에 우선한다는 것이요, 가장 귀중한 가치임을 천명한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시대 우리에게 성결의 위상은 어떠한가? 성결의 교리가 우리가 생명 걸고 주장하며 실천해야 할 덕목인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절대적 명령으로 믿고 따를 깃발인가? 인간성 회복을 위하여 목이 터지라고 외칠 구호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성결을 절대가치로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한다. 교단의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고, 목회자들이 성결한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교회와 성도들이 성결의 은혜를 사모하여 체험하도록 전심전력해야 한다.

둘째, 우리가 성결의 원조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교파마다 주장과 교리적 특색이 있어서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온전하게 이루신다는 측면에서 교단간의 교류와 서로의 이해와 협력은 중요한 일이다. 우리 교단이 다른 교단과 차별화된 특색이라면 무엇보다도 성결이다. 즉 우리교단이 성결이 원조라는 의미이다. 이 시대는 다른 교단들도 성결을 주장하고 있으며, 금년도의 표제로 다루기도 한다. 이러한 시기에 타 교단의 목사를 초빙하여 성결의 회복을 위한 강의와 집회를 하는 것도 뜻있는 일이다. 그러나 강사 선정에 있어서 개인적인 선정이 아니라, 건전한 교단에 우리의 교육목적에 적합한 강사를 의뢰하여 초빙한다면 어떻겠는가? 그렇게 하면 성결에 대하여 우리 교단의 훌륭한 분들이 다른 교단의 세미나나 교육에도 초빙되지 않겠는가? 그 결과 우리의 성결성이 다른 교단에도 파급되어 하나님의 뜻을 확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셋째, 성결이 우리의 정치제도와 현실에서도 구현되어야 한다. 성결은 우리 교단의 주장이요, 모든 일에 있어서 우선되어야 할 하나님의 뜻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현실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학교 교수의 강의나 교회 목사의 설교 속에는 성결이 주창되고 있으나, 현실 정치에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적 상황이 되면 정치논리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모습이 선거현장을 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진정 성결은 정치하는 자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것인가? 이런 말을 하면 정치에 순진하고, 무례한 자로 취급할지 모르지만, 진정 성결성은 교단의 정치에서 그 교단의 진실성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정치에서도 성결성이 회복되어야 하리라. 정치논리나, 집단적 이기심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교회 앞에서, 그 거룩한 성결인의 모습을 언제나 보게 될 것인지? 종교적 아집과 자기주장의 고집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모두를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 교단의 정체성 확립은 성결이 제자리를 찾는데 있다. 이제 교리나, 말로만의 성결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교단 정치 속에서, 그리고 우리의 심령 속에서 성결의 DNA가 변질되지 않고, 하나님의 속성으로 남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분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