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창 목사(진해수도교회)

교회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는데, 성공 지향적인 목회와 경쟁 지향의 목회라 할 수 있다. 예배당을 크게 건축하고 크게 부흥시켜야 성공한 목회라고 믿기 때문에 사람을 모으는데 최선을 다한다. 세상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사람을 모으는 것도 거리낌이 없으며, 예배당을 더 크게 건축하려고 헌금을 과도하게 강조한다.

성공지향적인 목회는 누가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나 은근히 경쟁하게 된다. 협력해야할 동료들이 알게 모르게 경쟁상대가 되며, 동료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채찍질한다. 과열되면 교회 혹은 교단, 교계에서 치열한 다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회 성공은 자신의 명예와 직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 치열하다. 성공과 명예에 대한 욕구 만족을 위해 힘쓰는 것이 과연 주님의 뜻일까?

기독교계 신문에서 상대방을 치열하게 비방하며 헐뜯고 다투는 기사들을 가끔 보게 된다. 일반 언론매체에서도 기독교의 치부를 드러내어 보도한다. 교단에서도 총회 때가 가까워 오면 정체불명의 불확실한 단체명으로 투서가 날아들기도 한다. 기독교 내부에서 서로 경쟁하며 서로 시기하여 비방하며 세력을 나누는 것에 대해 주님은 어떻게 바라보실까?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밤새워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 같이 (교회가) 하나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셨다. 주님의 간절한 소원은 오직 교회가 하나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적군 앞에서 아군끼리 서로 죽이려고 공격하는 것처럼 서로 나뉘어 다투고 있으니 어찌 주님께서 한탄하시지 않을까?

이스라엘 초기 왕정시대의 사울과 다윗과 압살롬은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이 어떤 자세로 사역을 해야 하는지 모델을 제시하는 것 같아 살펴보고자 한다.

사울은 이스라엘 초대 왕으로 선지자 사무엘이 기름 부어 세운 정통성 있는 왕이다. 그럼에도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는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 다윗을 자신의 경쟁상대로 여겨, 그의 생애가 다하기 까지 다윗과 투쟁을 벌이다가 생애를 불행하게 마감한다. 오늘날에도 자신 보다 더 나은 사람을 주저앉히고 더 높은 자리, 더 안정된 자리를 유지하려고 몸부림치는 교회 지도자들이 있다. 이런 지도자의 최후 역시 사울같이 되지 않을까?

반면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고 끈질기게 추격하는 사울을 어떻게 대했나? 사울을 그의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으로 인정하고 대우했다. 그래서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사울을 해하지 않고 사울의 오해를 풀고 화합하려고 최선을 다하며 주님의 때를 기다린다. 그런 다윗을 주님은 축복하셔서 통일왕국의 훌륭한 왕으로 세워주셨다.

그런가하면 압살롬은 다윗왕의 셋째 아들로 왕이 될 자격이 없었음에도 스스로 왕이 되기 위해 아버지를 무너뜨려야 할 경쟁상대로 여기고 반역을 일으켰다가, 스스로에게 주어진 생애를 꽃피우지도 못하고 요압에게 살해를 당한다. 주님의 뜻과 상관없이 스스로 성공 목표를 정하고 쟁취하려다가 파멸하고 말았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현시대에도 사단은 성공과 경쟁의 함정으로 교회 지도자들을 몰아넣어 스스로 멸망하게 하려고 한다. 교회는 서로 경쟁을 멈추고, 다윗과 같은 자세로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여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서로에게 겨누었던 무기를 돌이켜 교회의 적을 물리치는데 집중해야 한다.

요즘 이단과 사이비 단체들은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혈안이 되어 침투해 오고 있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성공과 경쟁이라는 함정에 빠져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성도들은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 헤매다가 이단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대형교회는 물론 시골 조그만 교회에도 이단세력이 침투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교계는 하나 되어 단합된 힘으로 이단을 격퇴시키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반석 위에 든든히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