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근 목사 (영양무리교회)

성결신문의 칼럼에서 “한국을 떠나면서”의 회고와 인사의 글을 읽으며 숙연함과 함께 옛 회상이 눈물짓게 합니다. 창신교회에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시며 항상 목사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학생이셨지요. 그 시대에 입학하기가 어려운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봉직하시며 성결교신학교를 장학생으로 졸업한 후, 성결대학교의 후학들을 가르치던 중 김응조목사님과 전영식 목사님의 권유로 성결대학교 미래를 위한 학자 양성을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국가적으로 교단적으로 경제적으로 모든 면에 열악했던 시기에 힘들었던 유학생활은 하나님께서 성결대학교의 미래를 위하여 허락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고생과 연단을 통해 신앙과 학문을 연마시키셨고 그 결과 10여년이라는 고난의 세월을 통해 보다 큰 영적 성숙과 냉철한 지성을 겸비한 목회자적 학자가 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눈물과 땀의 결실인 박사학위논문을 쓰시던 중 교단의 위상과 성결대학교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교단과 학교의 강력한 귀국요청에 의해 귀국하셔서 성결대학교의 총장으로 추대 되셨을 때 동문들은 기대 속에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목사님! 20여년 동안의 교수시절부터 성결대학교의 발전과 명예를 위해 수고하셨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온유한 성품과 넓은 이해력, 그리고 소통을 통한 결단력은 훌륭한 목회자적 지도력을 갖춘 성결교회의 대표적인 목회자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한 총장이셨습니다. 사도바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내가 선한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딤후4:7-8)

우리가 어찌 인생의 삶속에서 고난과 억울한 일이 없겠습니까. 특히 목회자는 그 길을 알면서도 선택한 헌신자가 아니겠습니까. 10여년이 넘는 총장의 재임시절은 많은 역경과 고통, 그리고 기쁨과 행복의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쓰신 ‘한국을 떠나면서’의 글을 통해 지난 시간들을 회고하시며 얼마나 많은 상념들이 떠오르셨을까. 목사님의 사려깊은 글 속에서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들이 많았을 터인데 교단을 향한 사랑과 성결대학교에 대한 기대로 인해 다 쓰지 못하셨을 글들이 저의 마음에 가슴으로 전해져 눈시울을 붉힙니다.

목사님! 언젠가는 김응조 목사님께서 성경적 보수신앙을 지키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외치시던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설립 목적과 성결대학교의 개교이념이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목사님 또한 그 일을 위해 노력하시고 기도하시던 그 때가 얼어붙은 대지에 봄이 오듯이 찾아 올 것을 기대하고 확신합니다. 더불어 사모님께서 불편하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도 찾아뵙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기호 총장님! 남은 여생도 영란 사모님과 수현, 익현, 정현이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시기를 기도드리며 고국 대한민국과 예수교대한성결교회와 성결대학교를 기억하셔서 기도해주십시오. 결단코 총장님의 눈물과 기도와 수고가 헛되지 않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로 맺힐 것을 확신합니다. 부디 주안에서 평안하십시오.

봄이 찾아온 화양계곡에서 차명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