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근 목사(예수소망교회)

지금 우린 기대와 희망, 그리고 많은 꿈을 가슴에 안고 새해의 첫발을 내딛는다. 아무도 살아보지 않은 우리의 남은 삶의 첫 길을 조심스런 걸음으로 시작한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우리의 몸과 영혼에 내리운 이 은총의 시간에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 교단을 사랑 해 주신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를 드림과 동시에 2백년의 새로운 성결의 역사를 써 가야하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가슴이 떨려오지마는 세시의 분명한 해 바꿈이 우리에게는 언제나 새롭게 되려는 희망과 노력의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는데 고마움을 느낀다.

나는 지난 해 초 본 난을 통해 19세기 최고의 시인으로 불리었던 롱펠로의 시 인생찬가‘의 한 부분을 소개하면서 올해에도 “희망을 딸 수 있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자”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열매는 따지 못했지만 성결의 희망을 딸 수 있는 작은 묘목은 심지 않았든가. 작년7월 강화도에서 성결부흥운동의 불씨를 되살린 일, 교단신학 정립을 위한 프로젝트 진행 등, 분명 미래에 성결의 열매를 딸 수 있는 희망의 묘목들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묘목들을 가꿔 나갈 토양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어렵사리 심어놓은 묘목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심어놓은 어린 묘목들이 제대로 자라가기 위해서는 첫째, 우리의 토양, 성결의 DNA를 찾아야 한다. 지금 성결의 DNA를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토양을 바꾸어 보자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한 가지 본래 성결의 DNA를 찾자는 것이다. 루터의 개혁의 취지도 “오직 성경의 DNA를 찾자”는 것이 아니었던가, “참된 기독교의 방향은 오직 성경에 기초해야 된다. 성경으로 돌아가자” 는 외침이 아니었던가. 돌아가야 한다, 이 땅에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며 사중복음을 외치든 예성의 초대교회 모습으로 돌아가되,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돌아가야 한다. 내 자신이 먼저 성결교회의 DNA를 가지고 있는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둘째, 개인의 명예욕과 사욕을 버려야 한다. 명예와 명예욕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하나님의 종이라는 거룩한 성직을 최고의 명예로 여겨야 할 것이나 명예욕은 금물이다. 그리고 개인의 모든 사욕을 버려야한다. 사욕을 가지고 있는 한 다른 사람을 배려 할 수 없고, 이 사욕이 눈과 귀를 막을 때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없고 양심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사욕을 버릴 때 우리 모두가 그토록 기대하든 놀라운 예성의 새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성결DNA를 상속해야 할 성결대학교에서 총장이 되기 위해 너도나도 동분서주 하는 추한 모습에 마음이 아려온다.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글이 있다.

거창고등학교의 ‘직업선택의 십계’가 그것이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앞을 다투어 모여 드는 곳은 절대 가지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이 학교가 지금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디 명예욕과 사욕을 버리고 침묵하며 하나님의 뜻을 기다릴 수는 없겠는가? 사무엘이 왕을 세울 때 머리 싸매고 줄선 형제들을 외면하고 들에서 양을 지키며 자기의 본분을 다하고 있던 다윗을 선택한 것을 기억하는가. 버려야 한다.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이 성결의 DNA인을 이어 갈수 있는 길일 것이다.

셋째, 서로의 불신을 버려야한다. 불신은 대체로 선입견 때문이거나, 잘못전해들은 유언비어 또는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빠져들기 쉬운 함정이기도하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사람을 키우고 살리는 일이며 한 단체를 화목의 길로 이끄는 길잡이이기도하다. 우리는 사중복음을 들고 한 길가는 동역자들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것 없고 신뢰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제 새로이 시작되는 한해의 길목에서 잘못된 선입견을 통해 얽어 매여진 모든 불신을 걷어버리고 심어놓은 그 아름다운 묘목들이 결실할 수 있도록 좋은 토양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