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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일 목사 [안양교회]

드디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존을 선택한 것 같다. 의학으로도, 제도로도 제어할 수 없었던 코로나가 드디어 숙주와 공생하기로 작정하면서 우리의 통제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한때 우리는 ‘집단면역력’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예방 접종율 70%면 코로나를 정복할 수 있다고 순진하게 믿었던 적이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를 마치 난관에서 우리를 끌어내줄 구세주나 되는 듯 믿었지만 철저히 배신당하고 말았다. 두 번이 아니라 세 번, 네 번을 맞아도 이놈의 백신들은 예방을 할 줄을 모른다. 중증을 막아준다는 사족 같은 말로 유혹해보지만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백신에 속지 않는다. 한때 유행하던 이 ‘집단면역력’이라는 다섯 글자는 이제 어떤 뉴스 기사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슬그머니 멸종해버리고 말았다.

‘거리두기’라는 강력한 제도면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교회 문까지 닫아버릴 정도로 악명 높은 이 ‘거리두기’를 초법적으로 휘둘러 모든 모임의 씨를 말려버렸지만, 감염을 도대체 막을 수가 없었다. ‘K방역’ 어쩌구 하면서 성공적인 거리두기를 해서 확진자 수를 제어하는 듯 보였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하루 확진자 수를 대한민국이 기록하는 진풍경을 펼치지 않았던가! 그 ‘거리두기’라는 제도도 결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지금 같은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게 되었나?

사실 이 땅의 모든 바이러스들은 서로 엄청난 경쟁과 혈투를 벌인다. 자기들끼리 변종을 만들어 서로 경쟁한다. 열등한 종을 우세종이 이겨 오래 공존하는 방법을 택하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것이 바이러스의 99% 공통적인 생존 원리다.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치사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 우세종이 아니다.

전파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 우세종이다. 처음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 치사율은 엄청 높았다. 숙주인 사람이 살아줘야 하는데, 죽일 정도로 강하다면 숙주가 없으니 바이러스 자신도 공멸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래도록 생존하기 위해서는 치사율 대신 전파율이 높은 우세종이 나와서 열등종을 없애버려야 한다.

영국발 알파 변이 바이러스가 출몰하더니, 이를 이기는 변이종 남아프리카공화국 발 베타 바이러스가 나왔다. 그 다음에는 이를 이기는 브라질 발 감마 변이 바이러스, 그 다음 인도 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이렇게 진화를 거듭하다가 현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어 있다.

숙주에게 치명적인 치사율 높은 열등종을 이기고 숙주와 공생할 수 있는 전파율이 높은 우세종으로 매번 거듭나다가 결국 오미크론 까지 온 것이다. 결국 우리 인간은 이 치사율 낮은 오미크론 우세 변종 덕분에 마스크를 실외에서나마 벗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백신이라는 의학 때문도 아니요, 거리두기라는 제도 때문도 아니었다.

사실은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바이러스 안의 원리 때문이다. 하나님은 다윗의 인구조사로 인해 이스라엘 땅에 창궐했던 전염병을 거두시면서 사무엘하를 통해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이에 여호와께서 그 아침부터 정하신 때까지 전염병을 이스라엘에게 내리시니” (삼하 24:15).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도 하나님께 달린 것이니, 그 전쟁을 종식시키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창조 시에 바이러스라는 미물들에게 넣어두신 변이의 원리에 따라 그들을 움직이시다가, 결국 정해 놓으신 때가 되어 우리 인간 옆에 공존하는 엔데믹으로 ‘위드 코로나’ 하게 만들어 주신 것이다.

사실 인류는 그동안 ‘위드 코로나’를 위해 한 일이 하나도 없다. 자랑할 게 하나도 없다.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한 것뿐이다. 결국은 하나님이 자연 안에 넣어두신 원리에 따라 정해진 때에 극복된 것뿐이다. 결국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음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깨달아 하나님 앞에 다시 한 번 겸허하게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