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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준성 선교사 [알바니아]

사도바울은 2천 년 전 일루리곤의 땅 현재의 알바니아 지역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였다. 그러나 14세기 대대적인 오스만투르크(현재 터키)의 유럽지역 정복 전쟁으로 알바니아는 함락 되었고, 약 500년 동안 식민 지배를 받았다.

1912년 알바니아를 비롯해 많은 유럽 국가들이 전후시기에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을 맞이했지만 자신들의 오랜 전통의 신앙(정교)을 지켜온 주변국과 달리 알바니아는 유럽의 이슬람의 국가라는 명칭을 한때 얻게 되었다. 독립의 기쁨도 잠시일 뿐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알바니아는 공산주의 노선을 선택하며 다시 한 번 아픔의 역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당시 아시아 지역의 1인 독재 국가 북한이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알바니아가 엔버호자 중심의 1인 독재국가로 그가 사망할 1985년 까지 50년 동안의 철권통치를 했었다. 특별히 엔버호자의 통치기간 동안 다른 유럽 국가에서와는 달리 제도적 교회를 파괴시키고, 알바니아가 무신론 국가임을 선언하며 모든 종교를 탄압하고, 역사교육에 대한 말살로 국민들의 신앙의 뿌리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이후 1989년 동독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동유럽 국가의 민주화 물결이 알바니아에도 불어 여러 진통 끝에 1992년 동유럽의 마지막 문호 개방의 국가로 민주정부가 수립되었고, 알바니아 주변 국가에서 이전부터 기도로 이 땅의 개방과 종교의 자유, 재복음화를 기도하는 선교사 그룹들이 바로 들어오게 되었으며, 1993년 최초의 한인 선교사 입국 후 몇 가정 없던 이 땅에 계속적인 선교사의 필요를 듣고 2002년에 들어가게 되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알바니아에는 한국 교민도 없었고, 대사관 및 영사관 조차 없는 곳에(지금도 없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요즘에는 선교 후보생들이 단기 선교나 답사 등을 다녀오기도 하지만, 이런 것도 없이 그곳에 가면 선임 선교사가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을 가지고, 당시 18개월 된 첫째와 갓 백일이 지난 둘째 딸 아기를 데리고 내 나이 28살에 알바니아에 들어가게 되었다. 지금의 28살 청년들을 보면 내가 무모했던 것인지는 몰라도 알바니아에서 우리의 정착과 사역은 공항에서 생소한 알바니아어를 처음 접하며 시작되었다.

내년이면 알바니아에서 20년의 삶을 맞이하게 된다. 지나온 시간 동안 국제 선교사 및 단체 등과 함께 일루리곤의 땅 알바니아와 여러 곳곳의 필요를 섬기며, 이슬람의 땅이라 말하지만 과거와 달리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었기에, 몇 년 전 우리가 사는 무슬림 마을 라크나스에 정착하여 조심스레 가족 중심을 시작한 개척 예배가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는 고백”으로 ‘Kisha Hiri’(은혜교회)의 예배가 정착되고 우리 마을 아이들에게 복음 전도와 교육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방 이후 30여 년 동안 알바니아는 그간의 유럽 최대 빈민국가라는 타이틀을 떨구고, 이제는 EU회원국가가 되기 위하여 사회경제 여러 분야에서 발전과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 선임 선교사의 “예전엔 돈이 있어도 살 물건이 없었는데, 이젠 돈이 없어 못살 뿐이다”라는 우스갯소리 한마디가 나 역시 같은 고백을 하며 지금의 알바니아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적인 성장과 부는 항상 복음의 전파와는 반비례해왔듯이 알바니아 교회와 기독교 사역에 점점 위기의 순간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슬람의 땅, 열매가 보이지 않는 땅이라 말할지 모를 알바니아에서, 그리고 우리 교회 300미터 앞 이슬람 사원에서는 오늘도 하루 5번 코란을 낭독하는 아잔 방송이 마을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다.

하지만 자라나는 순진한 다음 세대를 포기할 수 없기에, 누군가는 이 아이들에게 계속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야 하기에 우리의 삶으로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을 전달하고자 한다.